[노동] 5인미만·특수고용직·플랫폼…갑질 사각지대에 최대 천만명

2021-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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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링크: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03707.html



직장갑질119가 15일 온라인 중계로 ‘직장 내 괴롭힘 급지법 시행 2년 변화와 과제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직장갑질119 유튜브 갈무리.
직장갑질119가 15일 온라인 중계로 ‘직장 내 괴롭힘 급지법 시행 2년 변화와 과제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직장갑질119 유튜브 갈무리.



“야, 말해봐. 놀러 나왔어?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러고 앉아 있는 거야? (…) 내 말이 X 같냐”


직장인 ㄱ씨가 업무상 실수를 하자, 사장은 욕설을 하며 책상 가림막을 발로 차고 어깨를 손가락으로 밀면서 때리려 했다. 앞서 다른 직원은 주먹으로 얼굴을 맞은 뒤 퇴사하기도 했다. 겁에 질린 ㄱ씨는 퇴사 뒤 노동청에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진정을 넣었지만, ‘5인 미만 사업장’이라는 이유로 취하를 요구받았다.


직장갑질119는 15일 유튜브 생중계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2년 변화와 과제 토론회’를 열어 ‘갑질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5인 미만 사업장뿐만 아니라 특수고용직, 간접고용(직접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파견·용역 등으로 노동자를 공급받는 고용형태) 노동자, 플랫폼 노동자들은 여러 이유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을 적용을 받지 못해 고통받고 있었다.


직장갑질119가 이날 내놓은 자료집을 보면,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가해자와 소속이 다르고 직접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괴롭힘을 참고 있었다.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장에게 실제 입사일과 4대 보험 취득신고일이 다르다는 문제를 제기하자, ‘X발 고소할 테면 하고 나가라’며 직원들 앞에서 소리를 쳤고 결국 해고당했습니다.”(경비 노동자 ㄴ씨), “원청 관리자 정직원이 자기가 산 커피 믹스를 꺼냈다고 언성을 높였고 ‘너랑 나랑 같은 회사 직원이 아니면서 왜 건드렸냐’고 큰 소리로 말해 연거푸 죄송하다고 사죄했습니다.”(하청업체 직원 ㄷ씨) 현행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의 적용 범위는 사용자와 직접 근로계약을 체결한 노동자에 국한돼 있다.


특수고용직들은 현행법상 노동자로 분류되지 않아 직장 내 괴롭힘 관련 규정을 적용받기가 어렵다. 광주의 한 지국에서 정수기 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ㄹ씨는 지국장의 비리를 본사에 고발했다는 이유로 미움을 사 결국 업무대행계약 강제해지 통지서를 받았다. ㄹ씨는 특수고용직이라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물론 직장 내 괴롭힘 신고도 하지 못했다. ㄹ씨는 직장갑질119에 보낸 영상에서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아무런 힘이 없다고 바로 해고 조치를 하는 본사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통계청과 국가인권위원회, 한국고용정보원 등이 파악한 갑질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들은 최소 745만명에서 최대 1007만명(5인 미만 사업장 소속 노동자 378만명, 간접고용 노동자 347만명, 특수고용 노동자 229만명, 플랫폼 노동자 53만명)에 달한다.


직장갑질119는 갑질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들의 고통을 해소하기 위해선 △고용형태·법적 지위 등을 불문한 고용노동부 직접조사 및 조처 △5인 미만 사업장 법 적용 근로기준법 시행령 개정 △아파트 경비원 등 특수관계인 갑질금지법 적용 법 개정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온라인으로 토론회에 참석한 오영민 고용노동부 근로기준정책과장은 “정부 차원에서 5인 미만 사업장은 직장 내 괴롭힘뿐만 아니라 다른 부분들도 적용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면서도 “괴롭힘이 발생했다고 해서 바로 특별감독을 할 수는 없다. 괴롭힘이라는 직장 문화를 단기간에 바꾸기란 쉽지 않아 (구성원들의) 인식 변화 등으로 점점 바꿔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유경 노무사는 “법 자체의 한계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의 존재조차 알지 못하는 직장인들도 적지 않다. 일터에서 인간답게 일할 수 있는 권리, 최소한 누군가로부터 인권이 무시당하지 않도록 보호받을 수 있는 권리를 지켜주는 것이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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